시원하고 단단한 팔
그 팔에 안기고 싶어
농담으로 숨기고 있는 너의 진짜 모습을 나도 보고 싶어
안경에 가려 흐릿해보였던 그 눈,
네가 하는 장난스런 말에 감춰져 아무도 깊게 들여다보지 않았던 그 눈,
가벼운 입담 사이로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그 눈빛,
마치 뱀과 같은 눈…
그 차가운 눈이 접힐때 생기는 눈웃음.
시원하고 단단한 팔
그 팔에 안기고 싶어
맨 몸에 닿고 싶어
아무것도 하지않고 그냥 서로의 눈만을 쳐다보면서,
너의 품에 안겨서,
내 맨 살이 너의 맨 살에 닿아 서로의 체온을 느끼면서
한없이 기대고 싶어.
그러다 눈이 마주치면,
너의 품 속에서 내가 널 올려다보고 네가 날 내려다 볼, 그 때.
살며시 빠져나와
날 바라보는 너의 그 눈에 한번,
가지런히 자른 머리 아래 반듯할 너의 이마에 한번,
너의 보들한 코에 한번,
그리고 나를 기다려줄 그 입에 한번,
달콤하고 부드럽게 입 맞추고 싶어.
너와 함께 하고 싶어.
이 관계들을 부수고 빠져나와 너를 데리고 도망치고 싶어.